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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철학의 차이 이하 게시판 복붙 아마도 많은 분들이 종교와 철학의 차이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종교와 철학을 비교한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종교와 철학을 왜 비교할까요? 20세기 이후 과학과 종교는 많이 비교되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 둘이 비교되는 것은 한편으로는 둘을 대립시키는 사람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것으로 보려고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지요. 즉, 얼핏보면 대척되어도, 뭔가 관련이 있으니 비교하는 것이라는 소리입니다. 종교와 철학의 관계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이 둘을 비교하려는 것부터, 무엇인가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둘을 비교할 때, 많이들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둘을 언어적으로 구별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언어적 구별은 그냥 말을 붙여서 구별한.. 더보기
지성사 및 학문사 관점에서 바라본 인류학의 역사 이하 게시판 복붙 ***에 글을 올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민망하네요. 굳이 공유할 필요는 없긴 한데, 이제 한 학기 수업도 끝나가고, 쪽 글 제출도 할 일이 없으니 후기 비슷하게 최근 정리한 생각들을 공유해봅니다. 쓸데없이 길어질 듯하니 적당히 넘기셔도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러합니다. “인류학의 기원은 제국주의적인 폭력에 불과했는가?”라고 묻는 것이고, 저는 여기에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을, 나름의 방법으로 인류학을 옹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뭐 이러한 옹호가 인류학에 필요하다거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냥 저 자신의 이해가 그렇다는 소리입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과 답은 지난 시간 끝날 때즈음 헌익 샘께서 말씀하신 주제와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류학의 기원을 이루는.. 더보기
김재인 선생에게 반대하며 - 철학의 의의 최근 알라딘 서재를 탐방하다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책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글을 쓴 것을 보고 화가 나서, 그 사람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은 카페에 들어가봤다. 카페 글들을 보던 중 김재인 선생의 글을 옮긴 것이 있어 읽어봤는데, 반박할 필요가 있어서 반박을 해보았다. 평소에 내가 하는 소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였음을 눈치챌 것이다. 나에게 철학 공부는 철학의 쓸모 자체를 고민하는 것이니 너무나도 당연한 반응이다. 내 블로그에 방문할 혹시모를 독자를 위해 카페에 남긴 글을 공유해본다. 철학함의 의의에 대해서 최근 어느 분께서 김재인 선생의 “철학, 되도록 공부하지 말자”를 공유해주셨습니다.(https://1boon.kakao.com/ppss/5bc443bb709b5.. 더보기
레비-스트로스: 인류학의 아버지, 잃어버린 자연인을 (되)찾아서 0. 우리는 여기저기서 자연을 보호해야한다는 말을 듣는다. 자연을 사랑해야하고 자연을 보호해야한다는 얘기는 정언명령처럼 그 자체로 정당화되는 것처럼 얘기된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저기서 자연을 보호해야한다는 말을 듣는 것만큼이나 자주 자연의 파괴를 목격하게 된다. 이상야릇한 현실이 목격된다. 한편으로는 의무가 범람하고, 모두가 이 의무를 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의무는 말만으로 전달되지 아무런 효과도 낳지 못하는 것 같다. 맨드빌의 작업을 흉내내어 세상을 바라본다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자연보호라는 말과 의무는 위선에 불과한 것임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물론 자연보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연구하고 성토하며 자연을 보호하자고 .. 더보기
19세기 사회 담론, 기호학, 범주 문제, 인류학, 학문론의 기원 이하 카톡 복붙 다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고 계신가요?요즘 공부하는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기도 했고, 공유하고 싶은 흥미로운 사실관계들이 많이 누적되기도 해서 글을 한번 써봤습니다.정리라고 하기에는 산만한 글이고 그냥 흥미를 끌 만한 요소들을 배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가장 재밌게 본 책은 콘의 였습니다.(저는 갠적으로 정도의 제목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어 제목에 불만은 1도 없습니다) 이 책을 인류학과 수업에서 읽게 된 것도 있고, 인류학과 수업에서 핵심 주제가 바로 사회에 대한 초기 언어들을 이해하는 것이었기에 저는 를 통해 사회 담론의 기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19세기부터 시작된 사회 담론은 이전의 언어들을 재배치한 새로운 성과물입니다. 그전.. 더보기
애도의 이해를 위해서 애도의 이해를 위해서. 애도라는 단어는 알고는 있어도 볼일은 없는 단어 중 하나이다. “삼고빔” 같이 입에 착착 잘 달라붙는 단어가 있으니, “애도”라는 단어가 나올 일은 거의 없는 듯하다. 물론 우리가 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애도한다”라는 말에 잘 맞아 떨어지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요즘 애도라는 단어들이 자주 목격된다. 세월호 사태 이후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기도 하고, 철학에는 예전부터 들락거렸던 놈 같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주 목격되고, 목격담이 들려오는 듯하다.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철학 바깥에서의 공습이다. “환대” 따위의 말로 표현되던 것들이 “애도”로 둔갑해서 신출귀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자를 말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애도” 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 더보기
철학 탐사를 위한 여행지도: 생성과 존재, 성관계와 결혼 현대철학, 특히 프랑스 철학에서는 성관계에 대한 얘기들이 난무한다. 가타리처럼 인기남이라면 몰라도, 별로 인기도 없었을 거 같은 아싸 철학자들이 성관계 어쩌구하는 건 좀 웃긴 일일지언데, 그걸 읽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그것들을 분석하는 걸보면 이제 웃을 수만도 없다. 사실 성관계 어쩌구하는 연구들이 나온 것은 정신분석학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대체로 그게 나온 맥락은 도외시되고 말만 남아서 논의되는 것 같다. 자신들의 부족한 경험에 비추어보고 이러쿵 저러쿵 씨부리고, “성관계는 없다”는 등의 요상하고 말도 안 되는 말들을 반복재생산해내고 있으니 말이다. 나의 주된 논점은 ‘성관계’를 씨부리는 담론들을 세상에서 제거하자는 철권통치를 옹호하는 데 있지 않다. 적어도 그런 얘기를 맥락에 맞춰서 의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