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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근황 수업을 세 개 들으니 여유가 너무 없다.. “정치적 예술을 향하여 (2-3)”은 구상까지 했었는데 이제는 어떤 구상을 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를 반납해야하기 전까지는 쓸 수 있기를... 더보기
강연 홍보 https://philoverse.com/shop_view/?idx=130 정치철학에 “다시” 입문하기 (1) : 필로버스 개요정치는 철학적으로 탐구될 수 있는가? 혹은, 철학적으로 탐구될 가치가 있는가? 정치는 오늘날 제도화되었다. 정치적 참여는 정치 제도에 참여하는 일을 의미하고, 정치적 고찰은 제도정치 www.philoverse.com 필로버스란 곳에서 이런 강연을 하게 되었다. 사실 홍보글을 올릴 때, 왜 저 주제로 강연을 기획하게 되었는지를 밝히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더 늦으면 안 될 듯하여 일단 홍보글만 올린다. 더보기
한국 철학? 한국 철학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어제 얘기했듯이, 한국 회화 연구를 얘기하며, “한국화”는 말하기 어렵지만, 특정 화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정 화가가 한국을 대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것이 “한국화”를 의미할 수는 없고, 그래서 좀 회의적이라고 얘기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는 문제가 아니라 정공법처럼 느껴집니다. 게임을 얘기하면서, 전 중국 게임의 “중국 게임다움”이 단순히 중국풍의 컨텐츠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포켓몬과 마리오가 일본풍은 아니지 않냐고 지적하면서요) 중국풍 컨텐츠와 무관하게 현재 중국 게임들은 중국 게임다움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설혹 컨텐츠 자체는 일본이나 북미, 한국 게임을 모방했을지라도, 게임의 방향성이나 운영.. 더보기
"국민"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가? 윌리엄 마짜렐라William Mazzarella의 Censorium: Cinema and the Open Edge of Mass Publicity을 놓고 미독과 떠든 잡설 아까 언급된 단어들이 머릿속에 맴돌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이게 모짜렐라 아저씨가 선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구도 중 하나일 거 같아서 공유해봅니다. 일단 “국민”이란 단어가 가리키는 바가 불명확하다는 것은 잘 이해하실 겁니다. 저 단어가 가리키는 바는 존재론적으로 불명확합니다. 때문에 저 단어가 가리키는 대상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저 단어를 매개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국민’으로 코퍼스 검색하면 알 수 있을까요? 물론 코퍼스 검색도 유용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사회 담.. 더보기
건축학과 도시계획 보충 +a 스마트 시티에 대하여 건축학은 건물을 다룹니다. 하지만 건축의 스케일을 작게 하면 사적인 삶을 다루게 되고, 크게 하면 도시와 국가를 다루게 됩니다. 제가 건축학과 도시계획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다루는 대상은 같고, 스케일의 차이만 있어서였습니다. 건축학자들도 비슷한 얘기들을 합니다. 건축학에서는 주택 설계를 세포-모듈을 다루는 일이라고들 합니다. 그렇기에 주택을 설계할 수 있는 건축가는 빌딩과 도시도 설계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죠. 스케일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은 건축학만의 특성이 아닙니다. 스트래썬이 강조했던 것처럼, 인류학 연구에서 스케일 전환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연구에 지속적으로 침투하죠. 그렇기에 전 도시 인류학과 기업 인류학이 통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었던.. 더보기
일상 Grinberg의 피아노 연주, Rozhdestvensky가 지휘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이 연주의 놀라움은 지휘자의 기획과 그 기획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연주역량에 의해 달성된 것 같군요ㅋㅋ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해석이 까다로운 것은 곡의 산만함 때문입니다. 일단 곡 자체가 어수선합니다. 균형이라는 게 없죠. 문제는 이 곡에 균형을 부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 곡의 광란을 억압하는 순간 곡 특유의 매력이 사라져버립니다. 맥이 빠져버리거든요. 이런 맥빠짐은 균형을 절제를 통해 달성하려 해서입니다.(뭐 다른 수가 없죠 원래는ㅋㅋ) 놀랍게도 저 연주에서는 절제가 아닌 방식으로 균형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방법이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규칙 없는 법칙성”이라고 말해야할 것 같습니.. 더보기
건축학과 도시계획 이 또한 잡설, 언제나 그렇듯 미독과의 대화 어제 핸드폰으로 친 거라 내용이 좀 별로네요ㅋㅋ 약간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러합니다. 사람마다 키가 다르고 몸의 비율이 다르니 편할 수 있는 의자 높이가 달라지죠? 그런데 키나 몸의 비율만으로 의자의 높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에 따라서 편할 수 있는 높이가 달라지거든요. 공부를 할 때, 영화를 볼 때, 가벼운 책을 읽을 때, 밥을 먹을 때, 커피를 마실 때, 편하게 늘어지고 싶을 때 필요한 의자의 높이와 형태는 모두 다르거든요.(공적 공간에 의자를 다양하게 구비하는 게 의미 있는 것이죠...) 때문에 의자를 디자인하는 일 또한, 삶의 형식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건축이 하는 일이 삶의 형식을 탐구.. 더보기
아렌트의 강의계획서 어쩌다가 얘기하게 된 것 상상력을 발휘해서 의미 있을 수 있는 관계를 뽑아내는 거라 학문적인 추측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만, 저 강의계획서를 토대로 아렌트가 하고 싶었던 수업이 무엇인지를 설명하자면 이러합니다.(저 참고문헌 목록이 아렌트의 을 읽기 위해 읽어야할 저작들의 목록 같단 생각이 듭니다.) 일단 강의명이 ‘정치철학’ 강의 따위가 아니라, “정치(학)” 입문인 것 또한 아렌트적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렌트는 정치는 부의 분배 따위가 아니라 특유의 활동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logos적인 동물”이라는 규정에서 logos가 이성, 사유 같은 것이 아니라 말하는 능력을 가리킨다고 해석합니다.(이건 하이데거가 먼저 제시한 해석이고, 꽤나 설득력 있는 해석입니다.) 인간이 말.. 더보기
최근 읽은 책들, 그 책들 속에서 고민한 생각들 보유 (2) 이어서 어제의 고민과 관련해서 재미난 썰풀거리가 생겨서 이래저래 적어보았습니다. 어느 누군가의 감각에서 시작하고 싶군요. 어떤 미술사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현대 미술이 “엔드게임”과 비슷하다고. 여기서의 엔드게임은 어벤져스의 이 아니라, 체스의 엔드게임입니다. 체스에서 엔드게임이란 기물이 몇 남지 않아 체크메이트가 불가능한 국면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체크메이트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기가 지리멸렬해질 수밖에 없죠. 결정적인 수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거니까요. 엔드게임에 이르면,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며 무의미한 움직임을 진행해가거나, 그냥 무승부로 끝을 매듭지어야합니다. 선택지는 둘 뿐이죠. 흥미로운 것은 엔드게임이 지리멸렬해지는 이유입니다. 물론 결정적인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죠. 그런데.. 더보기
최근 읽은 책들, 그 책들 속에서 고민한 생각들 보유 (1) 지난 글에 이어서 살아 있는 철학자들의 모든 활동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마르쿠스 가브리엘이나, 레비 브라이언트, 그레이엄 하만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얘기입니다.) 저들처럼 거창한 기획을 하고 있진 않지만 유의미한 연구를 하고 있는 철학자들은 정말 많이 꼽을 수 있고요. 그럼에도 가브리엘, 브라이언트, 하만 등에 대해서 제가 불만을 갖도록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양가적인 태도를 강요한다는 것을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최근 읽은 브라이언트의 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이러합니다. 브라이언트는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에서 언어만 쏟아내는 것을 비판하고 현실을 탐구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브라이언트가 현실을 정말로 잘 탐구하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