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오전 3시 12분. 개가 짖는 소리에 깼는지, 개를 짖게 한 공사 소리에 깼는지,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깨었고, 나를 깨운 무엇을 안과 밖에서 찾고 있었다. 악몽을 꾸었는지, 소리에 놀랐는지, 나는 놀라 있었고, 나를 놀라게 한 무엇은 이미 떠난 후였다. 한가지 분명해보였던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놓쳤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그것의 부재를 직감하고 그 빈자릴 쫓고 있었다. 거부하기 위해서였든,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든. 산산이 부서진 이름, 허공에서 헤어진 이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 그 이름으로 불릴 주인은 신체가 보존하는 몸서리쳐지는 흉터다. 우리는 이 이름을 제정신으로 부를 수 없다. 알코올의 자격으로, 분열과 섬망의 자격으로, 단절되지 않는 아우성으로 그 이름을 부를 수밖에. 무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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