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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복잡계의 새로운 접근> 추천 미독에게 보내는 카톡 저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좀 더 설명해야할 거 같군요ㅋㅋ 일단 저 책은 “이론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제가 본 이론서 중에 가장 루만과 다른 이론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일단 저 양반은 모든 문제를 이런 식으로 풀라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본인이 제시하는 도식들은 범주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자신은 현장에서 절대로 그런 식으로 관찰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럼에도 저 사람이 어떤 도식을 소개하는 이유는 그것이 공식적인 소통을 가능케 하는 장르-형식이며, 자신이 제시하는 사례가 그러한 도식 활용에 현실감을 부여해주는 모티프가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죠. 일단 이 사람의 책은 하버마스의 에 버금갈 만한 책이고, 하버마스가 법학자들에게 “법적 패러다임”이라.. 더보기
로베르 에르츠 <죽음과 오른손> 이하 카톡 복붙 (미독에게 보내는 편지) 일단 에르츠의 은 좋은 책이긴 한데.... 약간 설명이 많이 가미 될 때에만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이 책 자체는 별도의 단행본으로 저술된 것이 아니라 생전에 출판한 논문 두 편을 합쳐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덕분에 분량도 짧고 난해한 책도 아니라 읽기에 참 좋아요. 읽을 때 재미를 주는 편이고요. 하지만 현대의 연구자가 볼 때 좀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분명 현장 지향적인 연구자입니다. 하지만 당대의 기준에서 현장 지향적인 연구자지 지금 기준에서도 현장 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당대에는 현장 경험이 있고, 매우 다양한 민족지 연구를 비교하는 에르츠의 작업은 (현장적으로) 착실한 것일 수 있겠지만,(이 사람.... 더보기
해트, 클롱크 <미술사 방법론> 이하 카톡 복붙 이거 관련해서는 담에 만났을 때 말로 전달하려고 했는데, 언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글로 쓸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들어 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일단 제가 이번에 참고한 책은 마이클 해트와 샬럿 클롱크가 쓴 이란 책으로, 국내에 소개되어 있는 미술사 입문서 중 하나입니다. 이 책 자체도 꽤 괜찮은 책이고, 어제 같이 얘기했듯이, 개론서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 책 관련해서는 그 시각을 좀 확장할 필요가 있긴 합니다. 저자들이 괜찮은 사람인 것과 별개의 문제인데, 이 양반들이 다루는 19세기 (독일) 미술사는 신칸트주의란 맥락 속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들이 몇 번 언급은 하지만, 이 저자들은 신칸트주의 자체에 대한 이해가 깊진 않고, 정신과학이 왜 문.. 더보기
키스 토마스 - <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카톡 복붙 이 책을 상세히 소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고... 제가 관심 있는 감축 경로와 미독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감축 경로를 소개하는 게 좋을 거 같군요. 일단 이 책을 읽은 동기로 말씀드리자면 이러합니다. 전 마술 자체에 대한 상세한 이해를 위해서 이 책을 읽은 것이 아니고, “마술의 쇠퇴” 때문에 읽게 된 것이었습니다. 17세기 초반에만 해도 영국인들은 마술을 믿었고, 그것이 법적 증거기도 했었는데(살해 당한 시체와 살인 도구의 공명 따위), 17세기 후반이 되면 그런 믿음이 사라지거든요. 그러니 이게 과학의 융성이든, 세속화의 증거이든, 합리성의 증대이든, 뭔가 설명한 필요한 사태인 것이죠. 이걸 어떻게 이해하냐가 학문과 미신의 간극을 받아들일 것인지,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 더보기
후쿠시마 료타 - <신화가 생각한다> 기대하지 않고 본 책인데, 정말 좋은 책이다.저자의 학술적 명성을 놓고 비교할 때,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대가”인 스넬이나 뮌클러의 작업과 비교해도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싶다.(물론 이런 평가는 특정한 전제 아래에서만 성립하다. 이는 후에 서술하도록 하겠다) 이 책은 제목부터 어그로를 끌고 있다.(혹은 그렇게 의도되었다)대체로 신화는 비이성적인 것이고, 사고는 이성적인 것이라 이해된다.때문에 신화와 사고를 등치시키는 이러한 작업은 신화와 사고의 대립이라는 일반적인 이해에 반대한다는 것을 뜻한다.저자 본인은 이러한 입장이지만, 저자 본인이 이러한 것이 어그로라는 것을 꽤나 분명히 언급한다.오늘날 신화를 말하는 것은 분명 우스꽝스러운 일일 것이라는 말로 글을 시작하고 있으니 말이다.그럼에.. 더보기
슈패만의 <왜 인격들에 대해 말하는가>에 대한 코멘트 이하 카톡 복붙 슈패만 책을 보다보면 계속 몸이 아파지는 것 같군요...번역이 구린 책을 볼 때 지력 소모가 큽니다... 세부 언어까지는 정리하지 않았는데, 대충 어떤 구도인지는 전달해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아 정리해봤습니다. 다만 이 양반의 논의를 그대로 따라가면 재미도 없고, 이해도 잘 안 될 거 같아 제 방식대로 정리했습니다. 일단 이 사람이 인격 개념을 주목하는 동기를 친족-법으로부터 생각해보겠습니다.로마법 전통에서 노예 또한 당연히 인간homo입니다.노예 또한 인간이지만, 노예는 자유인과 구별되는데, 바로 그 구별지점이 인격person입니다.여기서 인격은 지위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것이 종속된 것인지, 아니면 독립된 것인지로 노예와 자유인이 구별되지요.사실 이러한 “지위-인격”은 모두가 복잡하.. 더보기
<이유에 대한 실재론적 고찰> 이하 K씨에게 보내는 카톡 복붙 스캔런의 책을 아직 다 안 읽었지만, 이 책을 다 읽는 건 너무 힘든 일일 거 같아서 대충 정리해봅니다. 읽기 어렵다는 것은 책이 어렵다거나 번역이 너무 구리다거나 하는 이유 때문은 아니고요(사실 번역이 좀 구리긴 합니다.(을/를, 이/가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거나 그런 문제가 좀 많습니다. 번역할 때 구문 단위로 쉼표 쓰는 버릇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제 지도교수님도 그렇고 한국 저자들은 이상하게도 쉼표 쓰는 걸 꺼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전 의미 단위에 따라 모든 곳에 쉼표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뭐 근데 전 이미 익숙한 논의들이고, 사실 오히려 익숙해서 지루하고, 딴 생각이 자꾸 나는 책이라 읽기가 어렵네요. 뭐 일단 어제 얘기한 거랑 이어서 얘기하면 이.. 더보기
<모방시대의 종말> 사실 책을 다 읽지는 않았다.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저자(들)의 생각이 뭔지 이해가 되고, 사례 연구야 적당히 읽으면 되는 것이기에 적당한 글을 남긴다. 과거에 나는 김경만의 주장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고, 이에 대한 재고의 글도 쓴 적이 있다. 여기서 그때의 글들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푸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단 저자의 핵심 진단은 당연히도 “모방시대의 종말”이다.그런데 모방시대가 도대체 무엇인가?모방시대란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 이후라고 할 수 있다.동방(여기서 서방 동방 기준은 우방국 기준이고, 친미 세력권과 친소 세력권을 서방 동방으로 구별한다. 역자도 그렇게 번역했다)의 친소 정권이 붕괴한 후 동방 국가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정상화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정상화는 단순한 서방화였고, 소.. 더보기
모런의 <지식의 증류>를 읽고 이하 카톡 복붙 오랜만에 책 소개를 쓰게 되었습니다.지금 읽은 책이 최근의 우리 논쟁과도 관련이 있기도 하고, 그 자체로도 추천할 만한 책이라 이렇게 소개글을 올립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브루스 T. 모런이란 과학사가의 입니다. 이 책은 2005년에 하버드 출판부에서 출간된 책이고, 2006년에 국내에 번역되어 출간되었지만, 번역의 질 또한 괜찮은 편입니다.(물론 아쉬운 면이 없잖아 있지만, 절대 비난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입니다. 책 뒤에 수록된 인물 해설만 봐도 공들인 게 느껴집니다) 이 저자는 “화학”의 역사에 대해 약간은 다른 역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저자가 굉장히 이상한 관점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이 사람이 인용하는 선행 연구들도 탄탄한 편이고, 고유서가 .. 더보기
이론은 욕망한다 - 스트렌스키 <20세기 신화 이론>에 대하여 내적 맥락과 외적 맥락의 구별, 전문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의 구별은 이미 전문화된 삶 속에서만 정당화되는 이기적 자기정당화에 불과하다. 이론적 사유는 활동적이고, (게걸스러울 정도로) 탐욕스럽다. 사유가 정점에 도달한 순간에는, 그 누구도 사유를 침묵시킬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사유의 명령을 거절할 수 없다. 비록 사유는 그 어떤 형식 체계로 한정되어 담아질 수 없지만, 그것은 분명 맛볼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입맛마저 부정할 수는 없다. 역사는 모든 방향에서 사유로 흘러들어오고, 다시 사유로부터 (모든 방향으로) 흘러넘친다. 정신은 어디에서나 동일하다. 그것의 재료만 바뀔 뿐이다. 스트렌스키는 신화를 이론화하는 자신의 방법을 20세기의 역사적 우연이 만들어낸 환경에 한정지으려 한다. 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