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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쿠 다케히코의 <정보사회의 철학> 꽤 괜찮은 책이다. 관련해서 본 책들 중 가장 종합적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오히려 이 책의 저자. “일본저술가들의 전형적인 문제”를 극복해낸 캐릭터로 보인다. 내가 자주 주장하는 것이지만, 특정 문제에 대해서 전체를 다루겠다고 덤비면 아무 답도 내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자신이 진정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이에 맞게 주제들을 단순화하는 게 필요하다.(보통 내가 “감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이것) 그런데 문제를 단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단순화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나카자와 신이치나 브뤼노 라투르 등이 항상 범하는 문제는, 단순화할 때 헛짓거리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그래도 말이 되지 않게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근대가 비대칭성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더보기
<해피 아워>를 읽는 시간 의 방법: 을 읽기 시작하다 훌륭하다는 것이 곧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것은 물론 좋다. 하지만 모든 좋은 것이 훌륭한 것도 아니며, 훌륭한 것으로는 해낼 수 없는 좋은 것들이 있다. 훌륭한 글들은 멋지다. 조너선 스미스, 포콕, 에코의 글들을 읽고 경탄하지 않는 것은 문맹 뿐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훌륭한 글쟁이기에 쓸 수 없는 글이 있다. 의 방법이 그런 것들 중 하나이다. “대학 졸업 후 상업 영화의 조감독이 된 나는 학창 시절에 숱한 시간을 들여가며 영화나 음악을 접했던 경험이 촬영 현장 실무에서는 일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때론 야단을 맞으며 ‘영화나 음악은 내게 별 보탬이 되지 않는구나’란 생각에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그동안 내가 인생에서 소중하다고 여.. 더보기
자본주의와 철학 내가 이렇게 멍청했나. 내 자신이 참 실망스럽다. 뭐 항상 부족하고 헛짓거리를 하는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존재지만 그래도 멍청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멍청한 놈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면접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굴러들어온 기회를 제대로 못 잡은 것 같아 아쉽다. 설혹 이 일이 잘 풀리더라도, 내 자신에게 실망스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요즘 계속 멍했지만, 그런 걸로 변명이 되지 않는다. 컨디션이 항상 좋을 수는 없고, 항상 영혼이 충만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여간 아쉬움이 남는다. 돌아오는 길에 한참을 생각했다. 어떻게 말했어야 되었을까하고. 원래 이런 뒷북은 루소와 니체가 전문이었는데, 이제 나도 그런 인간이 되었는가 싶다. 사람들 앞에서는 어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