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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턴의 <편지공화국>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카톡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하면서 읽지 않고 있던 책 중에 하나가 그래프턴의 책들이었는데, 최근 그래프턴 책 중 하나가 번역되어 바로 사서 읽어보았습니다. (Worlds Made by Words가 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책 자체야 그래프턴 같은 대가가 쓴 작품인 만큼 매우 좋지만, 번역은 좀 많이 아쉽더라고요. 그래도 번역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빠르게 훑어보지 못했을 거란 생각에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역사”란 주제로 흥미로울 장은 2장 3장 4장 6장입니다. 2장에서는 알베르티가 다뤄지는데, 여기서 사용되는 Historia 용례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래프턴이 적절하게 분석하듯, 19세기 역사학자들은 알베르티의 Historia을 ‘역사화’, ‘역사적.. 더보기
근대 자연법 K샘에게 보내는 카톡 근대 자연법 자연과 역사의 교차를 이해하기 위해서 자연법 개념의 변화를 참조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합니다. 다만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몇몇 현대적인 오해를 명시하여 의식적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 이를 먼저 언급하겠습니다. (1) (1) 사실과 당위의 구별... 요즘에는 사실과 당위의 구별을 맹종하거나, 이를 부정하기만 하는 것 같은데... 이 구별의 등장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했고, 17세기에 특히 중요했습니다. 현대의 구도는 이러합니다. 사실과 당위를 엄격하게 구별하는 사람들은 현실적인 문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도덕적인 것을 논리학의 명제처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논리학의 명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가능한 명제 체계는 무한히 많고, 그 중에.. 더보기
자연사 정리 A샘에게 보내는 카톡 자연사 정리 18세기 자연사 흐름이 이제 대충 정리가 되네요.(아직 뷔퐁은 감이 안 오네요...) 정리하자면 이러합니다. 일단 린네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린네의 분류법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그러한 성공은 학문적 상징이 됩니다. 19세기에도 린네 분류법에 비유하며 자신의 작업을 정당화하는 언어가 있었을 정도였죠.(심지어 퍼스도 이런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푸코는 린네 분류이 19세기 학문의 모범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린네의 성공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이명 분류 체계 어쩌구 하면서 그게 혁신이었고, 그 덕분에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게 결정적인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성공적인 분류를 성공시켰기 때문인 것이지 새로운 방법론이 중요했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