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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랑의 <헤어질 결심> 비평에 대한 반박 댓글이 짤려 여기에 옮김. 본래 글은 https://brunch.co.kr/@jesaluemary047/157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현 비평이 어떤 특정한 종류의 모티프가 전개되었음에도 해소되고 있지 않는다는 코멘트 이상이 아니라서요. 어처구니 없지만 “비평”이 어떤 것이냐는 얘기에서부터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시차, 관점주의 같은 얘기가 제대로 다뤄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비평이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우리는 비평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 비평의 효시로 내세울 수 있을 사람들, 프리드리히 슐레겔, 콜리지, 스탈 부인은 언제나 이 고민에서 비평을 시작했고, 현대 비평의 진정한 시작자들이라고 할 수 있을, 보들레르, 생트-뵈브, 하이네, 니체 모.. 더보기
아렌트와 철학 – 깊이 있는 철학, 그리고 철학적 실천 지난 글에 이어서 아렌트가 비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말하고 싶네요. 이를 위해 다르도와 라발을 좀 얘기하고, 이들의 작업과 비교하면서 아렌트를 설명해보겠습니다. 일단 다르도와 라발의 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계점이 많고, 이들을 제물로 아렌트를 설명하게 되겠지만, 이 책이 전제될 때에만 가능한 얘기들이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입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정상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고요. 다르도와 라발은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놓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취해서는 안 되는 전략들을 비판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입니다. 둘이 비판하는 대상은 여럿이지만, 아마도 아감벤과 네그리와 하트로 대표될 그런 좌파 정치사상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의 공통성은 이런 것이죠. 둘.. 더보기
아렌트와 철학 어떤 것이 “깊이 있는 철학”일 수 있는지에 대한 미독의 물음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들 1. 얼마전 여자친구랑 논문 얘기하다가 한 얘기 비슷한 게 이런 겁니다. 미술사 전공 대학원생들의 문제는 논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도판만 잔뜩 가져오고 논리를 전개 못하는 것인데(여친한테 자주 말하는 문제점입니다. 단 하나의 도판을 가지고서도 논문을 쓸 수 있을 때에야 여러 도판을 이용하는 게 의미가 있는 건데, 하나의 도판으로 아무 글도 못 쓰는 상태에서 도판들만 열거한다고요. 일단 분석이 가능해야 비교가 가능한 것이고, 비교가 될 때에야 도판을 여러 개 쓰는 게 유의미한데, 분석도 못하면서 도판을 여러개 가져오니까 사실상 입증은 독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해줬습니다) 논점이 없는 이유는 맥락화를 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