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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의 <피투자자의 시간> 후일담 네네 말씀해주신 의도로 작성한 게 맞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비난보다는 해당 작업을 통해서만 관찰 가능한 현상들을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미독의 반박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페어는 애초에 주체화 가능성은 따지려하지 않았고, 특정한 영역에 대해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게 저술 목표였을 테니 제 비판은 무의미하기 때문이죠. 페어에게 중요한 것, 그리고 그의 저작에서 중요한 것은 “또 다른 투기가 가능하다”라는 통찰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겁니다. 아마도 제가 페어 책을 너무 진지하게, 정치철학서로 읽어서 생긴 문제인 거 같아요. 언급하신 것처럼 저의 첫 번째 글과 두 번째 글도 묘하게 긴장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글의 취지는 페어의 저런 구호 만들기에 동의한 채로, 그런 구호를 외치기.. 더보기
페어의 <피투자자의 시간> 보충 페어에 대한 제 비판은 사실 대안을 염두에 두고 제기한 거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제 비판이 그 자체로 의미 없는 건 아닙니다. 이론적 일관성의 문제니까요. 이론적 일관성을 지적하며 다른 층위의 출구전략을 언급하긴 했지만, 페어의 제안을 부정하거나 깎아 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일단 접근 방향 자체는 완벽히 동의하거든요. 게다가 페어가 유의미한 정치 영역을 가리킨 것은 현상황에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적했듯이, 금융을 정치 문제로 다루는 것은 당연하지 않고, 이에 회의적인 지식인/정치가도 많거든요. 다만 페어에게 좀 실망한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페어 책에서 감격한 부분은 현실에 충실하려는 부분이었습니다. 경제사적 흐름 속에서 문제를 진단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거기에서 우울을 극복할 실천 영역.. 더보기
미셸 페어 - 피투자자의 시간 이하 카톡 복붙 음... 일단 이 책 좋긴 한데... 좋게만 평가하긴 어려울 듯합니다. 뭐 페어의 문제 의식과 페어가 자신의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길, 혹은 경로)에는 불만이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페어가 보여주는 구체적인 실천들이 얄팍하다는 것이죠. 세상을 만만히 보는 것인지, 아니면 페어가 만만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좀 허접한 구석이 많습니다. 그래도 페어의 문제 의식과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은 충분히 의미가 있으니 이를 중심으로 설명을 좀 해보죠. 페어는 금융을 정치적 실천의 영역에 포섭하려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치적 실천의 영역(토포스, 장소 혹은 영토)을 금융의 영역에까지 확장시키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얘기를 들으면, “엥? 이미 그러고 있지 않나?”할 텐데, 그게 아니라는 게 중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