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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해피 아워>를 읽는 시간

<해피 아워>의 방법: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는 것>을 읽기 시작하다

 

훌륭하다는 것이 곧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것은 물론 좋다. 하지만 모든 좋은 것이 훌륭한 것도 아니며, 훌륭한 것으로는 해낼 수 없는 좋은 것들이 있다. 훌륭한 글들은 멋지다. 조너선 스미스, 포콕, 에코의 글들을 읽고 경탄하지 않는 것은  문맹 뿐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훌륭한 글쟁이기에 쓸 수 없는 글이 있다. <해피 아워>의 방법이 그런 것들 중 하나이다.

 

“대학 졸업 후 상업 영화의 조감독이 된 나는 학창 시절에 숱한 시간을 들여가며 영화나 음악을 접했던 경험이 촬영 현장 실무에서는 일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때론 야단을 맞으며 ‘영화나 음악은 내게 별 보탬이 되지 않는구나’란 생각에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그동안 내가 인생에서 소중하다고 여기며 시간을 들였던 것들이 내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험은 고통스러웠다.”

 

“그 후 시간이 켜켜이 쌓인 지금, 나는 그때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확신을 품고 있다. 영화나 음악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힘이 되어준다. 진정으로 좋은 작품은 누군가가 진실하고 열정적으로 살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기록하는 기계다. 카메라는 그러한 사실들을 확실하게 기록하고, 몇 번이고 재생한다. 그 의심할 여지없는 증거들은 그것들을 접한 사람들의 삶의 기저에서 존재하며 우리가 살아갈 힘을 복돋아준다. 이처럼 확신을 품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일이 실제로 나에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기록하는 일에 대한 가장 좋은 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