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클로트, <선사 예술 이야기> 번역 직후 바로 읽고 쓴 코멘트. 늦게나마 올린다. … 기대했던 것에 비해 실망스럽더군요.일단 이 책 자체가 가진 장점이 있기 합니다.선사시대의 동굴벽화가 “예술”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거든요.저런 동굴 벽화들의 유의미성을 축소하는 해석들의 결점들을 정말 잘 보여줍니다.자의적으로 그렸을 것이라거나, 능력의 부재 때문에 저렇게 그렸을 것이라거나, 우연적인 요인(우발적인 천재성, 광기, 장애에 의한 효과)으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그런 식의 해석들을 모두 격퇴시킵니다.구체적인 제작 방식들을 연구해보면 저런 말이 안 나온다는 거죠.의도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설명되지 않을 요소들을 잘 제시해주고 있고, 임의성이나 불완전성으로 해석될 말한 특징들을 양식적 일관성으로 재구성해냅니다.다만 저런 재구성이 일관적.. 더보기 제이미 크라이너, <집중력 설계자들> 요즘(‘요즘’이라고 하지만, 근 몇 년간) 지쳐서인지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는 방학이 되었다.그래도 읽은 것들이, 기록해두지 않으면 사라질 것들이 있다.그저 잡다한 기억들을 붙잡고 싶어서 기록한다기보다는, 실제로도 중요할 만한 것들이라 기록해둔다.먼저 기록하는 것은 가장 최근에 읽은 이다. 제목만 봐서는 자기계발서 같고, 그래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책이었다. 집중력 문제를 다루는 최신호를 읽다가 이 책이 초기 중세 수도사들의 영성생활을 다루는 역사책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읽게 되었다.일단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인스피아에서 이 책을 다룬 이유, 혹은 이 책이 쓰여진 이유로 환원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집중력”은 나에게도 중요한.. 더보기 홉스의 계약법론: "노상강도에게 약속한 몸값을 지불할 의무가 있는가?" —자연상태 속 자연법의 지위를 고찰하기 위한 서설 1.들어가면서 홉스는 악명 높은 철학자이다. 홉스는, 모두가 인정하는 추론 규칙을 통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전제로부터 모두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론을 도출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보여주는 것처럼, 그의 철학만큼 악명 높은 것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악명에 기여한 “모두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론”은 절대왕정에 대한 지지일 것이다. 그런데 그의 절대왕정에 대한 지지는 “모두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론”은 아니었다. 홉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많은 이들이 절대왕정을 지지했으며, 그들의 절대왕정에 대한 지지는 무지와 불합리로 점철된 것만은 아니었다. 현대의 한 연구자가 지적하듯이, 이는 오늘날 우리가 받아들이는 가치 상대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해.. 더보기 이전 1 2 3 4 ··· 80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