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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성과 문자성, 매체혁명 최근 어느 강연에 갔다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를 대조하는 것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연에서 헤블록의 논의를 다루지만, 이를 도식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의 예로서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연자가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헤블록의 논의가 고대철학의 논의에서 그다지 크게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헤블록에 대해 오해가 많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고대철학자들은 헤블록의 연구성과를 칭송함과 동시에 자신의 연구를 위해서 참조하진 않는다)헤블록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의 대립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라고 말할 때, 이는 말과 글을 대립시키는 것과 상관없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혹은 구술성과 문자성의 대립은, 말과 글을 .. 더보기
에코 "중세의 미학" 에코의 "중세의 미학"을 읽었다. 정확히 어떤 동기로 빌렸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의외로 엄청난 수확을 했다.다만, 책이 굉장히 얇은 거에 비해서 잘 안 읽히고 모르는 인간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고생 좀 했다.애초에 이 책 자체가 입문-교양서로 쓰였던 게 아니다보니(자세한 사정은 출간을 하며 붙인 에코의 서문에 나온다. 여기서 서양 학자들이 연구서에서 라틴어와 불어를 번역하지 않고 인용하는 풍습이 있음을 문자적으로 확인했다... 연구서에서는 원래 번역하지 않고 인용한다고 한다. 뭐 이제는 번역 없이 인용하는 책을 봐도 그러려니 하게 되었지만...) 약간의 고생은 감수해야한다. 책 자체는 얇지만 굉장히 핵심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끝내기 때문에 양은 많다. 각각을 요약할 생각은 없고 읽다가 들었던 생각만 요약하.. 더보기
현대 사회에서의 철학의 쓸모? 문득 든 생각. 고전적인 덕 이론이 요즘 각광을 받는듯 하는데, 고전적인 덕 이론이 현대 사회에 기여할 부분은 매우 적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인권 담론 같은 핵폐기물보다야 나을 가능성이 있지만 결국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고전적인 덕 이론들은 즉각적인 감각적 충동과 그것들의 순화라는 구조로 문제를 해결한다.즉 마음의 조화=감각의 순화=행복인 것이다.물론 이러한 구도는 오늘날에도 꽤나 설득력 있는텐데(본인도 플라톤에 뿅간 적 있으니 부정하지 않겠다), 이러한 구도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가 꽤나 많은 것도 사실이다.오늘날 문제가 되는 감정들은 충동과는 거리가 멀다.오늘날 대부분의 감정들은 고도로 추상화된 감정이며 감각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대표적인게 우울함이다. 도.. 더보기